현대의 집은 아파트와 빌라가 대부분이라 지붕이라 불리만한 건축적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과거의 집, 즉 한옥은 지붕의 다양한 재료에 따라 초가집, 너와집, 기와집 등으로 불리었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였다.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지붕, 그리고 사라져가는 지붕을 영화, 그림, 문학에 담긴 예술적 이미지를 통해 발견하고, 세상 곳곳의 지붕을 찾아떠난다.

저자는 영화 속 매력적인 지붕의 모습, 화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지붕, 지붕의 영광을 노래하는 문장과 시 등 지붕과 관련된 상징ㆍ신화ㆍ기술ㆍ문화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아시아의 전통 가옥과 현대 주택, 아프리카의 전통 마을, 북아메리카의 인디언들의 집, 미국의 평범한 교외주택 등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주거 양식과 지붕을 둘러보고 이를 비교해본다.

특히 지붕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프랑수아 망사르의 망사르드지붕, 직선과 직각을 거부하며 환상적인 모습을 빚어낸 가우디의 지붕, 기하학을 선호한 르코르뷔지에의 평지붕과 옥상정원, 그리고 건축을 현상학적으로 접근하며 장소에 집착하는 노르베르그-슐츠의 지붕 등 극명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축가들을 통해, 건축가가 지붕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