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전기차)는 새로운 개념의 전지가 나올 때마다 세상 사람들이 제일 먼저 적용을 고려한 대상이었다. 1990년대 초 리튬 이온 전지는 기성의 전지업체가 아닌, 전자업체 SONY가 자신이 만든 VAIO 노트PC, 핸디캠이라는 휴대용 비디오 카메라 등에서의 수요처를 생각하고 세상에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애플 컴퓨터로부터 i-pod, 최근의 스마트폰까지 새로운 제품들을 세상에 능숙하게 론칭(launching)한 애플 사의 움직임과 스마트폰에 대한 애플의 경쟁축인 구글 또한 무인 전기차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 책에서 기술하고 있는 GM, 닛산 등과 이외의 유럽기성 자동차업계의 전기차에 대한 진입 움직임과는 또 다른, 엔진차에서 전기차로의 시장 변화 가능성의 조짐이라고 여겨진다.

또 한 가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은 시장환경의 변화로 세계의 공장이며 거대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에 대한 움직임에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이 대주주로 있는 중국의 전기차업체 BYD는 2015년 세계 전기차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2009∼2012년까지 전기차 세계 1위 달성을 선언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중국이 미국과 보다 대등한 G2 또는 세계 1위 국가가 되기 위한 방향에서도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의 판짜기를 위한 또 다른 산업생태계의 탄생은 필수인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전지 관련 서적과는 달리 이미 세상에 태어난 지 20여 년이 지난 리튬 이온 전지를 중심으로 한 장대한 현대사와 같다. 이 책을 통하여 학술지에서만 접해 봄직한 이 분야의 대가들을 일상에서 만날 수 있고, 전지와 얽힐 수밖에 없는 전기자동차의 과거와 현재 또한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첨단 전지 및 관련 재료연구의 동향, 세계 리튬자원의 상황과 새롭게 태동하는 전기자동차산업 관련 중심인물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