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에 때때로 비교되는 동유럽의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3부작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소설가 신경숙, 김연수 등 수많은 명사들의 추천을 받아온 작품이다. 이름의 철자 순서만이 다른 쌍둥이 형제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의 철저한 운명이 교차하는 《비밀노트》 《타인의 증거》 《50년간의 고독》을 한 권으로 엮었다.

제1부 《비밀 노트》에서 루카스와 클라우스 쌍둥이는 한 몸처럼 지내지만 제2부 《타인의 증거》에서는 각각의 삶을 살게 되던 두 사람의 기억이 제3부 《50년간의 고독》에서는 서로 공유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의 가족 관계마저 상호 모순을 드러낸다. 아이들의 폭력적인 암흑세계이며, 악마적인 진실의 소용돌이인 제1부와 1956년의 헝가리 반체제 혁명의 시기를 배경으로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아이덴티티 상실을 그려낸 제2부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에 의해서 나타나는 아이덴티티의 회복을 의미하는 제3부에 담긴 이야기에서 저자가 끊임없이 말하고자 하는 인간 존재와 그 아이덴티티의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