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냉전질서 속에서 진행된 국제긴장완화의 형성·발전·재구조화의 과정을 연구한 것이다. 그리고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분단국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하면 통일국가로 만들어 갈 것인가? 라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필자는 한반도의 분단을 잊어본 적이 없다. 항상 분단 극복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각종 회의나 공동연구에 참가하였다. 그러나 항상 아쉬움 속에서 연구주제를 고민하는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왜 우리는 국제적인 냉전이 종식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남북한의 냉전은 지속되고 있는가?
우리는, 통일문제는 남북한의 대립을 완화하고 북한만 설득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분단과 통일의 문제는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환경 그리고 국제정치사와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 지금도 남북만 손잡으면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민족통일론은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그러므로 나는 분단국가의 정책과 국제환경을 동시에 연구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한반도 분단은 이미 국제정치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단순한 접근이 아니라 복잡한 접근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다차 다원 방정식’을 풀어나가야 하는 지혜와 고난도의 정책이 필요하다. (들어가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