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학당 플라톤전집 『알키비아데스』가 10여 년 만에 오탈자와 어색한 표현을 대대적으로 수정하여 나왔다.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와 정치에 입문하려던 알키비아데스가 상대에게 질문을 던져가며 대화를 이어가는 플라톤 대화편이다. 알키비아데스는 유력한 가문의 배경 아래 성장하고 빼어난 용모를 자랑하는 한편,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기소되게 한 대표적 원흉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로 하여금 무지를 깨닫게 하는 동시에 철학적 자기 인식과 절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때 소크라테스가 모토로 내세운 것이 ‘너 자신을 알라’는 델피 신전의 글귀다. 이 대화편은 소크라테스와 알키비아데스가 나누는 긴장 어린 대화 속에서 철학적 자기 인식이 영혼의 자기 돌봄의 길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준다.

플라톤 철학에 입문하기에 가장 좋은 길잡이
『알키비아데스』는 서양 고대에는 플라톤의 작품임을 의심받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플라톤 철학에 입문하는 데 가장 좋은 길잡이로 활용되었다. 『알키비아데스』는 플라톤 철학의 핵심 주제들을 망라하기 때문이다. 너 자신을 알라, 돌봄, 영혼, 인간의 본질, 지성, 대화, 정의, 기술, 절제, 기도, 무지. 각 대화편에 흩어져 있는 주제들을 횡단하며 플라톤 철학에 대한 일관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인 것이다. 또한 플라톤의 사후, 신플라톤주의자들이 이 대화편을 중시했으며 부분적으로 첨삭을 한 것으로도 보이는 만큼, 이 대화편은 전형적인 플라톤 해석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을 낳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정암학당 플라톤전집 『알키비아데스』는 1, 2권 합본되어 있는데, 전통적으로 1권은 ‘인간의 본질에 관하여’라는 부제를, 2권은 ‘기도에 관하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