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조선후기에 들어와 영남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었고, 개항 이후 근대적인 도시로 성장하였다. 한말 풍운의 격동기에는 영남 각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대구는 정치의 중심지가 되었고, 상업도시로서의 면모도 갖추어 정치·경제적으로 영남 내륙지방의 교두보가 되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낙동강을 배경으로 상업자본을 장악한 신흥자본가들의 출현이었다.
대구지역의 신흥자본가들은 대한제국의 광무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그리고 신교육과 신사조의 영향 속에서 근대를 지향하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애국계몽운동의 후원자가 되어 역사의 전면에 부각되었다.
대구지역 애국계몽운동은 신흥자본가세력인 대부호들이 주도하였다. 이들은 계몽운동 단체를 설립하여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하였고, 신교육기관인 학교를 설립하여 민중계몽을 주도하였다. 그리고 국채보상운동을 발의하여 전국적인 범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켰다.
국권회복을 위한 이른바 애국계몽운동에는 친일과 민족주의가 함께 착종되어 있었다. 그 속에서 많은 대부호들은 일제의 침략정책에 편승하여 관료로 나아가거나 경제적인 부를 취하는 데 전력하였고, 나아가 경술국치 이후에는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구에 종사하는 관리 및 후원자가 되었다. 이른바 애국계몽운동가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